종합

노태우 전 대통령 별세… 향년 89세

lin1303 2021. 10. 26. 19:13

[충청신문=]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숨졌다. 향년 89세.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해온 노 전 대통령은 최근 병세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오후 1시 40분께 삶을 마감했다.

 

1932년 12월 4일 경북 달성군 공산면 신용리(현 대구 동구 신용동)에서 태어난 노 전 대통령은 경북고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보안사령관, 체육부·내무부 장관, 12대 국회의원, 민주정의당 대표를 지냈다. 노 전 대통령은 육군 9사단장이던 1979년 12월12일 신군부 ‘하나회’ 세력의 핵심으로서 군사쿠데타를 주도했다. 쿠데타 성공으로 신군부의 2인자로 떠오른 노 전 대통령은 수도경비사령관, 보안사령관을 거친 뒤 대장으로 예편, 정무2장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5공화국 말기 전두환 전 대통령을 이을 정권 후계자로 부상, 1987년 6월10일 민정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로 지명됐다.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의 성과물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이뤄져 야당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부상했지만, 노 전 대통령은 야권 후보 분열에 따른 ‘1노(盧)3김(金)’ 구도의 반사 이익을 보면서 같은 해 연말 대선에서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보통사람 노태우’를 슬로건으로 내건 노 전 대통령은 직선 대통령에 선출된 뒤 민주주의 정착과 외교적 지위 향상, 토지공개념 도입 등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퇴임 후 12·12 주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수천억 규모의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전 전 대통령과 함께 수감됐고 법원에서 징역 17년형과 추징금 2600여억을 선고받는 등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한 면을 장식했다. 1997년 12월 퇴임을 앞둔 김영삼 대통령의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됐지만, 오랫동안 추징금 미납 논란에 시달리다가 지난 2013년 9월에야 뒤늦게 완납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소영, 아들 재헌이 있다. 소영 씨와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사위이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