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세종시청 공직사회 조직문화 진단과 개선 필요

lin1303 2022. 7. 20. 11:57

여직원 A씨 자살 관련 시청 갑질 문화 연관있나?

세종시청 여직원 A(29)가 지난달 26일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 사건 이후 20여일이 지났지만 경찰과 시감사위원회가 사망원인을 규명하고 있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망원인을 두고 상병헌 의장이 지난 151차 임시회 본회의에서 업무 과중이라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본보가 18일 시감사위원회 관계자에게 질의한 바에 따르면 상병헌의장이 어떤 경유를 통해 그런 발언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또 시감사위원회는 현재 조사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내부규정에 따라 공개할 수가 없고, 확인내용에 대해 법적인 검토를 해야 하므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언론 및 세종시청 내부 직원들로부터 여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직장내 괴롭힘 및 업무과다 등과 같은 원인들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시청 공직사회 갑질 조직문화가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부하직원들이나 산하기관 소속 직원들이 폭언·모욕을 당하는 일이 세종시청 내에서도 종종 일어난다는 것이다.

 

최근 세종시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기관 관계자 A씨는 세종시와의 업무협의를 위한 회의에 3분이 늦었다는 이유로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회의가 불가하다는 답변을 듣고 돌아와야만 했다는 사실을 자신의 SNS에 올린 바 있다.

 

관련 공무원은 본보의 취재에서 이미 1시간 전 관련 기관의 다른 담당자와 업무협의 미팅이 약속되어 있어, 한시간 동안 기다렸지만 담당자가 약속시간에 오지 않았고 팀장마저 제시간에 오지 않아 불쾌했다. 비지니스 관계에서는 시간약속이 중요하기 때문에 추후 약속을 잘 지키길 바라는 마음에서 오늘 회의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즉 시청이 지도 감독 기관이긴 하지만 상하 관계이기 보다는 비지니스적 협력 관계이기에 특별히 갑질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본보 취재 결과, 당시 담당 공무원과 기관관계자 A씨는 시청 사무실 내에서 고성과 삿대질 등이 오간것으로 확인됐다. 담당 공무원은 업무 중 마찰이 있다 보면 고성은 오갈 수 있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고성과 삿대질은 언어폭력의 하나로, 만약 이것이 상하 관계에서 행해진다면 부하직원이나 산하기관 직원에게 상당한 위축감과 공포감을 줄 수 있다.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21년 공직사회 조직문화 진단 가이드라인에서도 조직 내 언어폭력과 갑질 문화를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조항이 담겨있다.

 

세종시청 공직자들이 업무 중에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고성과 같은 언어폭력이 일어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한 대목이다.

 

그러한 언어폭력이나 갑질이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끊고 싶을 만큼의 고통을 제공한 것은 아닌지 되짚어 봐야한다.

 

다행이도 최민호 시장은 지난 7일 조직문화 쇄신을 위해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직문화 혁신 특별전담팀(TF)"를 꾸린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TF가 실효성을 갖춰 시청 조직 내 갑질 문화를 개선하려면 시 감사위원회 및 경찰의 진상조사 결과가 신속하게 발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직사회를 새롭게 하는 기회로 삼자는 목소리가 팽배한 가운데 시 감사위원회와 경찰이 어떤 결과를 발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