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시간을 멈춘다’... 비휘발성 컴퓨터 세계 최초 개발

KAIST 정명수 교수 연구팀, 비휘발성 컴퓨팅 플랫폼 개발

[충청신문=] 국내연구진이 전원 공급 없이도 모든 정보가 복원·작동되는 비휘발성 컴퓨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번 개발로 향후 데이터 센터 메모리 용량 증가, 전력 소모 감소, 서비스 안정성 향상 등에 기여하며 차량, 핸드폰, 사물인터넷 장치 등 전원 유지를 막기 위한 배터리 사용량 최소화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KAIST에 따르면 기존의 컴퓨터는 휘발성 메모리인 D램을 메인 메모리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원이 사라지면 메모리가 저장하고 있는 데이터를 잃어버린다.

 

D램보다 적은 전력 소모와 큰 용량을 제공하는 비휘발성 메모리는 영구적으로 데이터를 기억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복잡한 내부 구조 설계로 느린 성능 때문에 온전히 메인 메모리로 사용되지 못하고 D램과 함께 사용해 비휘발성 메모리에 저장되는 일부 데이터만을 선택적으로 유지한다.

 

또 정전 후 전원이 인가되면 시스템 전체를 재부팅하는 데이터 복구 과정을 겪어야 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했다.

 

KAIST 정명수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라이트PC는 이러한 과정 없이 컴퓨터의 모든 프로그램 실행 상태와 데이터들을 전원 없이 비휘발성으로 유지할 수 있는 프로세서와 메모리 컨트롤러, 운영체제 기술들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라이트PC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자체 제작한 시스템 보드에 시제작한 지속성 메모리를 장착해 비휘발성 컴퓨터를 구축하고 정전 시 컴퓨터의 시간을 멈추게 하는 운영체제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비휘발성 컴퓨터 위에서 실행했다.

 

그 결과 엔터프라이즈향 응용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도중 무작위 시간에 전원을 제거한 뒤 다시 인가했을 때 전원이 사라지기 직전의 상태로 모든 프로그램 실행과 데이터가 일관성 있게 복구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라이트PC는 기존 컴퓨터 대비 최대 8배 큰 메모리와 4.3배 빠른 응용실행 및 73%의 전력 소모 절감을 보였다.

 

정명수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비휘발성 컴퓨터는 대용량 메모리 제공과 동시에 높은 신뢰성 및 서비스의 안전성을 제공할 수 있어 데이터 센터나 고성능 컴퓨팅의 저전력 운영으로 인한 탄소중립에너지 효율화에 극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