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치 등록금?

lin1303 2011. 6. 19. 19:56

 

반값등록금으로 시작된 대학생들과 시민단체 학부모들의 요구가 연일 언론을 장식하며 각 정당도 경쟁을 하듯이 반값 등록금에 대해 해법을 제시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지만 시원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무상급식으로 촉발된 복지욕구가 정치적인 논리에 떠밀려 국가의 재정형편은 고려하지 않고 여론에만 휩쓸리는 듯한 모습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각종 선거와 정치 논리로 국가의 재정이 부실해지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으나 대안을 마련하고자 진정으로 고심하는 국회의원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기들의 주장만 성취하면 된다는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경제 전문가들이나 국가를 운영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묵살하고, 오히려 문제의 핵심을 지적하고 미래를 우려하는 식자층이나 대중을 외면한 채 선동정치에만 골몰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학자금 마련에 노심초사하는 부모들을 대신해 등록금 인하를 주장하는 일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효의 근본을 지키려는 우리고유의 미풍양속에서 나온 예절행동이라 내심 자랑스럽고 국가의 미래가 밝아지는 느낌마저 든다고 한다.

 

이러한 학생들의 순수한 행동이 여러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일부 순수하지 못한 목적을 가진 정치인과 시민단체나 운동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모여 들면서 등록금 반값 인하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등록금 인하와는 거리가 있는 정치적인 구호가 많아지면서 시위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일부 학생회는 정치적인 이용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우려는 지난시절 학생 운동에 이념이 섞여들면서 본말이 전도됐던 상황을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권을 형성하고 있는 일단의 무리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그 당시 시위를 주도하던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아직까지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뒤 떨어진 이념에 매몰돼 있다.

 

사회적인 이슈가 생길 때 마다 약방에 감초처럼 진정성 없이 가시적인 동참으로 얼굴알리기에 나서는 일부 정치인들이나 일부단체들의 그릇된 모습을 바라볼 때면 자칫 그들로 인하여 절박함 속에서 반값등록금을 요구하는 우리에 젊은 학생들의 순수한 뜻이 왜곡 되어질까 걱정스럽다.

 

등록금 반값 인하요구는 절박함을 넘어 생존권과 직결될 만큼 국민 모두의 문제로 꼭 풀어야할 과제이다. 교육 본연의 목적보다는 교육 외적인 투자로 사리사욕에만 눈먼 삐뚤어진 사학재단을 이번기회에 바로 잡아 인재양성에 힘쓰도록 해야하며, 일부 정치인이나 단체등도 순수한 뜻이 왜곡되지 않도록 개인의 목적이나 실리보다는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해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양성의 요람인 대학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임규모 세종.연기주재